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

정대성 교수님과의 만남

by 맑은청이 2021. 1. 8.
728x90
반응형

 오늘 드디어 몇 개월 전부터 메일을 주고 봤던 정대성 교수님과 면담을 했다. 이야기를 그렇게 많이 했다고 느끼지 못했는데 정신차려보니 1시간 반이 지나있었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교수님은 내 기억 속 2년 전 모습보다 살이 더 빠지셨다. 여쭈어보니 최근 몇 키로가 빠졌다고 하셨다. 문과 쪽 교수님 연구실에는 처음 들어와 봤는데 책이 정말 많았다. 역사 교육과 교수님이어서 역시 빽빽한 역사책들과 관심사이신 음악 CD 들이 가득했다. 하나의 작은 특수 서점을 보는 듯한 느낌이라 기분이 좋았었다. 사실 책 속에 둘러쌓이면 그저 기분이 좋기도 하다. 

 

 우리는 정해진 주제 없이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교수님이 내 관심사 위주로 말씀하려고 신경써주시는 게 느껴져서 감사했다. 주로 컴퓨터공학과 취업 관련해서 계속 물어봐주셨다. 사실 내가 이야기 하고 싶었던 건 사회 문제라든지 요새 가지고 있는 고민 등이어서 크게 상관은 없었지만 섬세하신 게 느껴졌다. 누군가가 말하는 걸 오래 듣고 있었던 적이 드물어서 그런가 계속 말씀하시는 중에 끼어들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잘 참았던 거 같다. 교수님은 공학도가 앞으로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계속 언급하셨다. AI 가 삶과 뗄 수 없는 세상이 될거라고 또 기술의 정점에 오르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지만 대다수는 그 기술을 활용해서 아이디어를 내 세상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이 공감했다. '타이탄의 도구'라는 책을 예로 들어 교수님께 말씀드렸다. 교수님도 나에게 메일이 왔을 때 굉장히 기분이 좋으셨다고 하셨는데 그 이유는 본인의 수업을 기억해줬다는 것이 기분 좋았고 두 번째로는 공학도라는 사실에서도 기분이 좋으셨다고 한다. 앞으로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핵심이 될거라고 하셨다. 그렇게 큰 꿈을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그래도 내가 선택한 학문이 이렇게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좋은 시간이었다. 교수님과 페미니즘, 차별, 교육, 사회에 대해 다채롭게 이야기했다. 교수님은 주기적으로 본인이 답은 아니고 인생 선배로서의 조언이라는 것을 강조하셨다. 요즘 시대에 걸맞는 교수님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누구에게도 생각을 강요할 수는 없는 시대가 되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기억에 남는 것은 '대중적인' 책과 '깊이 있는' 책의 간극에서 학자로서의 고민을 들었던 건데 그런 류의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던 거라 신선했다. 교수님은 두 권의 도서를 선물로 주셨다. 68 혁명에 관련된 도서였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날이 좀 따뜻해질 때 쯤 다시 찾아뵈야겠다. 

 

아 그리고 교수님이 대학 교수님들께 메일을 보내 책 추천을 받는 걸 말해 주셨는데 한 번 해봐야겠다!

728x90
반응형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리를 다쳤을 때  (0) 2021.01.29
3의 법칙  (0) 2021.01.18
기말고사 또다시 현타  (2) 2020.12.14
한국장학재단 멘토링 후기  (0) 2020.12.07
셤 끝나고 이모저모  (0) 2020.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