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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남기고 싶은 책들

[책 리뷰] 아주 희미한 빛이라도

by 맑은청이 2023.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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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희미한 빛이라도 

출간일 : 2023년 8월 7일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0761010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 예스24

더 진실하기를, 더 치열하기를, 더 용기 있기를『내게 무해한 사람』 이후 5년, 고요하게 휘몰아치는 최은영의 세계소설가 권여선, 서평가 정희진 추천2020 젊은작가상 수상작 「아주 희미한 빛

www.yes24.com

 

라프텔에서 <그 여름>이라는 애니메이션이 최은영 작가님의 <내게 무해한 사람> 속 작품 원작이라는 것을 듣고 찾아봤다. 일본 여행을 다니면서 정말 재밌게 읽어서 최은영 작가님의 <밝은 밤>과 최근에 나온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를 구매했다. 7가지 이야기로 이루어진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님이 감정을 바라보는 시선을 엿볼 수 있었다. 작가는 사람들이 한 번쯤 느껴봤을 감정의 역동성을 불어넣는다. 그 감정이 낯설지 않고 오히려 선명하게 다가온다. 최은영 작가의 매력은 어디서 봤을 듯한 사연, 누군가는 겪었을 인간관계 속에서 인물을 입체화 시키는 것이다. 독자들은 인물을 눈 앞에서 보는 듯 몰입감을 가지게 된다. 무엇보다도 최은영 작가의 문장은 기분 좋게 젖어있다. 읽는 거 만으로도 마음은 풀어지지만 바닥까지 내려가지 않는다. 그 적절한 선을 아는 작가의 글을 감동적이다. 

 

'답신'

7가지 이야기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이었다. 편지 형식으로 자신의 언니와 언니의 조카에게 시간 순으로 있었던 일과 자신이 어떻게 그 일들을 지나쳐 왔는지 전한다. 언니는 자신을 사랑했고 일찍이 알바에 뛰어 들어 생활비를 마련해주는등 나를 아껴주었다. 학생을 좋아하는 이상 성욕을 가진 선생의 아이를 베어 쫓기듯이 결혼하지 않았다면 그 행복은 오래 지속됐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언니는 자신에게 폭행도 마다 않는 그 남자를 지키기 위해 폭력에 분노해 형부를 때리는 동생을 저버린다. 결국 나는 구치소에서 살게 되는데 그 구치소 안에서 언니와 조카에게 편지를 쓴다. 번갈아 가며 편지의 대상이 바뀌는 구성도 좋았는데 언니를 향한 착잡한 마음과 조카에 대한 순수한 사랑, 그리고 약간의 두려움이 대비되어 좋았다. 읽으면서 가족들 생각이 많이 났다. 더 옅은 감정이어도 나 또한 나의 가족에게 품었던 마음이라 공감 할 수 밖에 없었다. 

 

넌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가끔은 너에게 미련이 생기다가도 네가 나를 완전히 잊어버릴 수 있는 나이에 나와 헤어져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 상처가 나도 금방 회복할 수 있는, 살아온 모든 시간을 망각에 던져버릴 수 있는 나이에 너는 나를 떠나보냈구나.
<답신> 중
그녀는 다희에게 서운함을 느끼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서운하다는 감정에는 폭력적인 데가 있었으니까. 넌 내 뜻대로 반응해야 해.라는 마음. 서운함은 원망보다는 옅고 미움보다는 직접적이지 않지만. 그런 감정들과 아주 가까이 붙어 있었다.
<일 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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