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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남기고 싶은 책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by 맑은청이 2021.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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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거의 처음으로 읽은 SF소설인 거 같다. 어느 날 막연히 판타지, 그 중에서도 SF를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꺼내든 책은 김초엽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이었다.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읽다가 그 다음 단원이 앞 단원과 전혀 연결이 되지 않아서 고심했는데 알고보니 옴니버스 형식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거 같은 대목인데 단편집은 호흡이 짧기 때문에 사실상 몰입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처음 단편집이라는 걸 알았을 때, ‘그냥 읽지 말까’ 하고 생각했지만 첫 이야기부터 흥미로웠고 김초엽 작가가 내뿜는 글의 분위기에 매료되어 멈출 수가 없었다. 오랜만에 정말 재미있는 책을 읽었다. 많은 단편이 책 안에 있었지만 나는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과학의 발전이 인류에게 끼치는 영향력에 대한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기술이 발전하고 문명화되었지만 우리의 삶은 이전보다 나아졌나에 대해서 작가는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답을 내려주었을까? 그것또한 아니다. 작가는 독자가 스스로 이야기를 읽으며 차별 받는 존재들에 대해, 현실이 투영된 경제성에 대해, 잊혀져가는 것들에 대해, 지성 생명체와의 공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러한 메시지를 SF소설에 완벽히 담아낼 수 있다는 게 뉴비로써는 마냥 신기하고 재밌었다. 특히 눈에 띄었던 단편으로는 제목과 동일한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나면’이다. 분명 배경은 우주여행이 가능하게 된 미래지만 이 미래 통해 볼 수 있는 건 현재와 다를 바 없는 현실이다. 경제성이 없어 슬랜포니아 행을 운영하지 않는 연방 우주국. 홀로 남아 딥 프리징 기술을 통해 연명하는 할머니까지. 이야기를 통해 느껴지는 쓸쓸함과 안타까움 마음이 지시으로 느껴지는 멋진 글이었다.

 

2019년 올해의 작가 상을 받은 김초엽 작가를 알게 되어 다행이고 벌써부터 작가님이 그려나갈 세상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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